한울회 사건

신앙·학습 모임에 대한 국가폭력 기록

평범한 청년·학생의 신앙과 토론모임이었던 한울모임이 ‘반국가단체’ 한울회로 조작된 사건을 돌아보다.

“우리의 배움을, 그들은 모의라 적었다.”

국가보안법공안사건불법구금고문재심명예회복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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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사건 개요

무엇

1973년 네비게이토 선교회 대전지역 성경공부 모임으로 시작된 ‘한울모임(통칭 한울회)’은 1981년 전두환 군사정권의 공안 프레임 속에서 반국가단체로 조작되어 영장 없는 체포·불법구금·가혹행위·허위자백 강요 등이 자행된 인권침해 사건(2023년 12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위원회 결정)

언제

1979년 수양회 이후 활동이 이어졌고, 1981년 3월 15일 일요모임 중 대규모 연행이 이루어지며 수사·기소·재판으로 비화했다.

누가

고등학생·대학생·청년 직장인·교사 등 약 20여 명이 핵심 대상이었고, 가족과 지역사회에도 2차 피해가 발생했다.

신군부의 ‘공안’ 프레임 하에서 사상·신앙·토론의 범죄화가 가능했고, 일부 자료의 단어(공동체·민중·해방 등)가 조직·혁명 결의로 과장·왜곡되었다.

용어 가이드

  • ‘한울회’ vs ‘한울모임’ — 당국이 부여한 조직명과 실제 성격(자발적 모임)의 차이. 본 페이지는 ‘한울모임(통칭 한울회 사건)’으로 표기.
  • 국가폭력 — 영장주의 일탈, 불법구금, 가혹행위, 허위자백 강요, 사회적 낙인 등 국가 권력의 인권침해 전반.

B. 배경과 맥락

시대 환경

1979-1981: 박정희 시해(79.10.26), 신군부 구테타(79.12.12), 군부의 학생 데모 무력진압과 광주민주화운동(80.5.18) 등의 불안한 정국에서 전두환 신군부는 정권을 장악하기 위해 비상계엄상황에서 제8차 개헌(80. 10. 27)을 단행. 간접선거로 임기 7년의 대통령을 선출하였다. 이러한 반헌법적, 반민주적 폭거에 대한 반대여론이 확산되자, 그것을 잠재우고자 언론 통폐합 및 통제, 삼청교육대, 정치인 탄압 및 활동 금지 등 국가권력을 총동원한 폭력을 자행하였다. 이들의 공안프레임은 대학·교회·학생·노동 서클 등 자발적 모임을 전방위 감시 대상으로 삼았고, ‘민중/정의/해방’과 같은 단어 사용만으로도 국가보안법에 의한 용공·불온 반국가단체 낙인이 가능했다.

한울모임의 실제 모습

특정 교단 소속 조직이 아닌 자율적 신앙·학습 공동체. 성경공부·토론·봉사·문학모임을 꾸준히 이어갔으며, 폭력·전복과 무관했으나 권력은 ‘정권비판 = 범죄’로 번역했다.

권력의 해석 방식

토론 노트·회지 일부 표현이 ‘혁명 교본’으로 해석되었고, 존재하지 않던 ‘조직도·지도부·결의문’이 수사기록에서 구성되었다. 언론은 단신 관제보도 위주, 지역사회와 교회는 침묵이 지배했다.

C. 사건의 전개

1) 일요일의 연행

1981년 3월 15일, 일요모임 도중 사복경찰의 급습으로 영장 없이 다수가 연행되었다(고등학생 포함).

2) 구금과 조사

유치장·여관방 등 임의 장소에 분산 수용되어 장시간 조사. 수면박탈·구타·필요 문구 강요(“간사였다/지도했다/혁명 준비”). “이대로 쓰면 끝난다”는 회유 속 허위자백이 유도되었다.

3) 언론 발표

“대전지역 반국가단체 적발” 식의 단신 보도로 낙인이 확산, 가족·학교·직장에 즉각적 2차 피해가 발생했다.

4) 재판

국가보안법 7·8·9조 등이 적용되었고 1심에서 중형. 상급심에서 일부 감형되었으며, 대법은 ‘사상 연구·소개’만으로 폭력혁명 결의 단정 곤란 취지를 판시했다.

5) 복역·사면

교도소 수감·이감, 독방·면회 제한·건강 악화. 이후 사면/복권이 있었으나 전과·낙인은 잔존했다.

D. 피해와 고통

개인의 상흔

  • 신체: 구타·수면박탈 → 청력·척추·만성통증 등 후유증
  • 정신: 불면·공황·우울, 문 두드림·부름 소리에 플래시백

경제활동 기회 박탈과 빈곤감내

출감 후 반국가단체구성원으로 직장에서 쫒겨나고, 경제활동 기회를 얻지 못해 전전긍긍하며 어려운 생활을 이어갔다.

가족·지역사회의 2차 피해

  • 낙인: ‘빨갱이 가족’ 프레임, 해고·퇴학·이사·개명
  • 침묵: 교회·학교의 회피, 지역사회의 기억 소거
“이대로 쓰면 끝난다 했다. 살아 돌아가고 싶었다.”
— 피해자 증언(조사실 경험) 허위자백 강요
“감옥보다 사회에서 배운 침묵이 길었다.”
— 피해자 회고(출소 이후) 낙인과 2차 피해
“문 두드리는 소리만 나면 그날로 돌아간다.”
— 피해자 증언(트라우마) 정신적 후유증

E. 명예회복과 현재

> 결정과 권고

2023년 12월, 진실·회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불법구금·가혹행위·허위진술 강요를 공식 확인하고 국가 사과·명예회복·재심을 권고했다.

> 재심과 법적 경로

과거 일부 재심은 증거 부족 등으로 기각되었으나, 최근에는 피해자·시민 서명과 함께 재심 개시 촉구가 이어지고 있다.

> 남은 과제

  1. 재심 개시와 판결을 통한 법적 회복
  2. 공식 사과·행정적 명예회복(전과기록 정리·복직·자격 회복 등)
  3. 치유·생활 지원(의료·심리·생계)
  4. 공적 기록화·교육화(교과·전시·디지털 아카이브)
  5. 재발방지 장치(영장주의·수사절차 인권 보장 실효화)

F. 의미와 시사점

핵심 메시지

  • 언어를 장악한 권력: 공부→사상, 토론→음모, 신앙→위협으로의 의미 전도
  • 민주주의의 상흔: 안보 명분이 법·인권을 잠식할 때 발생하는 제도적 폭력
  • 기억의 복원: 국가의 침묵 속에서도 시민의 기억과 증언이 진실을 복원

현대적 함의

주제사건이 보여준 것오늘의 함의
주제 :국가–시민사건이 보여준 것 :사유·신앙 탄압오늘의 함의 :수사·사법 절차의 인권 보장 강화
주제 :언론·언어사건이 보여준 것 :의미의 왜곡·관제 보도오늘의 함의 :독립언론·팩트체크 체계
주제 :법·제도사건이 보여준 것 :보안법의 광범위 적용오늘의 함의 :인권 친화적 해석·감시 장치
주제 :기억·교육사건이 보여준 것 :국가의 삭제 vs 시민의 증언오늘의 함의 :공적 기록화·교육 반영

G. 연표

  • 1972~1979
    네비게이토 성경공부 지속
    매 주일 오후 네비게이토 선교회 성경공부모임 지속
  • 1979년 07월
    수양회·자발적 모임 시작
    대전·충청권 청년·학생 중심의 신앙·학습 공동체 형성
  • 1980년
    자취방 중심 공동체 활동
    성경공부, 독서토론, 봉사, 교류 방문 등 자발적 활동 지속
  • 1981년 03월 15일
    일요모임 중 대규모 연행
    사복 경찰 급습, 영장 제시 없이 다수 연행(고등학생 포함)
  • 1981년 04~10월
    장기 조사·기소·1심
    가혹수사·허위자백 강요 정황, 1심에서 중형 선고
  • 1982~1983년
    상소·감형·사면/복권
    상급심에서 일부 판단 변화, 이후 사면·복권되었으나 낙인 지속
  • 1990~2010년대
    명예회복 운동·재심 시도
    피해자와 가족의 탄원, 기록화 및 재심 노력 지속
  • 2022년 12월
    한울회 사건 기록 출간
    「한울회 사건의 진실」 간행 및 출판기념회 개최
  • 2023년 05월
    대전 증언회 및 출판기념회
    피해자 증언 중심의 지역 공개 행사 진행
  • 2023년 12월
    진실화해위 결정
    불법구금·가혹행위 확인, 국가 사과·명예회복·재심 권고
  • 2024년 02월
    재심 청구
    서울고등법원에 재심 정식 신청
  • 2024년 12월 05일
    피해자 증언 및 재심 촉구 간담회
    청소년 인권유린·국가조작사건 고발 및 재심 촉구
  • 2025년 03월
    재심촉구 서명·시위
    1300인 서명서 법원 제출, 법원 앞 1인 시위 진행
  • 2025년 09월
    신간 출간
    「하늘에서처럼 땅에서도」 간행 및 출판기념회 개최
  • 2025년 10~11월
    재심 심문 진행
    사건 관련 재심 법정 심문 단계
  • 2025년 11월
    재심 촉구·기록 확장 운동
    법적 회복 요구 및 교육·기록 작업 지속

H. FAQ

‘한울회’는 실제 조직인가요?
> 수사기록상 조직명과 도표가 제시되었으나, 실제 성격은 자발적 신앙·학습 모임(‘한울모임’)으로 확인됩니다.
왜 신앙이 사상범죄가 되었나요?
> 당시 공안 프레임은 특정 단어(민중·해방 등)와 토론 자체를 체제 위협으로 해석해 처벌 근거로 삼았습니다.
지금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 2023년 국가기관이 인권침해 사실을 공식 확인했고, 재심·명예회복 요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재심이 열리면 무엇이 달라지나요?
> 유무죄 판단의 재검토가 가능하며, 전과기록·행정상 제약 등 제도적 회복의 기반이 마련됩니다.

I. 한울모임을 기억하며

한울모임 피해자·가족의 증언을 바탕으로 제작한 30초 내외의 숏폼 영상 10편입니다. 각 카드를 클릭하면 유튜브 링크로 이동합니다.

J. Cross Off (지워진 사람들) — Original Tracks